http://naver.me/578eKjwC 현장을 안내한 연천 생태연구자 손은기씨는 “길가 편 야트막한 산기슭 숲에서 서식하는 다양한 새들이 먹이터인 도로 건너편 논밭과 하천으로 비행해 내려오면서 유리로 된 방음벽을 인식하지 못한 채 그대로 부딪히면서 변을 당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고 말했다. 손씨는 “인적이 드물고 자연환경이 잘 보전된 민통선 주변 접경지역은 희귀 조류를 포함한 여러 종류의 새들이 많이 서식하고 있다”며 “연천 접경지역 도로에 설치된 투명 방음벽 아래에서 지난 4년간 수십여건의 조류 출동사고를 관찰했다”고 말했다. 그는 “투명 방음벽이 ‘새들의 무덤’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 18일 오후 경기도 연천군 신서면 도신리 도로변 투명 방음벽. 현장을 함께 방문한 이석우 연천임진강시민네트워크 대표는 “이곳 외에도 투명 방음벽이 설치된 37번 국도 군남∼장남 구간 등지의 연천지역 도로변에서는 이런 현상이 일상”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희생된 새들 가운데는 새매(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 천연기념물 제323-4호), 참매(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 천연기념물 제323-1호), 큰소쩍새(천연기념물 제324-7호) 등 천연기념물과 청호반새(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 등 희귀조류도 많이 포함돼 있어 더 안타깝다”고 말했다. 지난 2018년 환경부 의뢰로 국립생태원이 수행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전국적으로 연간 약 788만 마리의 새가 인공구조물에 부딪혀 폐사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도로 주변 투명 방음벽뿐 아니라 도심 속 빌딩이나 건물 유리창에도 조류가 충돌하고 있다는 것이다. 조류는 빛 반사가 심한 오후 시간에 유리창을 잘 인식하지 못하고 부딪쳐 뇌진탕 등 상처를 입어 죽거나 다치는 경우도 많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환경부는 이에 대한 대책으로 새들이 높이 5㎝, 너비 10㎝의 좁은 공간을 통과해서 날아가지 않는 점을 고려해 점이나 선 모양으로 된 ‘충돌 방지용 스티커’ 부착 등 대책을 권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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