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비와 토트넘 그리고 PSR: 다른 클럽의 문제와 스퍼스에 대해 말해 주는 것

조회 : 33612 Crocodile 2024.01.18

디 애슬래틱, 잭 핏 브룩 기사 번역입니다.

프리미어 리그가 이번주에 시행한 수익 및 지속 가능성 규정(PSR)에 대한 반응을 한눈에 살펴본다면, 구단에게는 무차별적인 파괴 행위라고 생각해도 과언이 아니다. 마치 악의에 찬 외부인이 질투심에 사로잡혀 우리가 사랑하는 프리미어 리그에 도끼를 들이대고, 그토록 사랑하는 유동성과 경쟁력을 파괴하는 것처럼 말이다.

최근 며칠간 벌어진 사건에서 주목할 만한 점은 PSR 제도가 나쁘다고 주장하는 목소리가 다수인 양 형성되고 있는 점이다.

에버튼은 승점 10점 삭감 징계를 받은 후 두 번째 징계를 기다리는 중이며,  노팅엄 포레스트의 결과 또한 기다리고 있다. 

그러나 이 논의의 주도자는 뉴캐슬 유나이티드와 관련된 사람들로 보이며, 사우디아라비아의 국부를 축구 선수 영입에 기대만큼 원활하게 사용할 수 없다는 현실에 불만을 품은 것으로 보인다.

이들의 불만을 편견이라고 부르는 것은 표면적인 문제일 뿐이다. 그들의 성공과 아무런 이해관계가 없는 많은 사람들이 그들의 이기적인 논리를 받아들이기도 결정했다는 것이 놀라운 일이다.

하지만 누구도 왜 이 규칙에 대해 공개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는지 궁금하다.

이상적인 세상이라면 프리미어 리그가 직접 나서서 변화무쌍하고 불확실한 시대에 왜 최고의 클럽들이 안정적이고 안전하며 최악의 본능으로부터 보호받아야하는지를 주장하며 미디어를 장악하고 있을 것이다.

이렇게 한다면 프리미어 리그의 최고 경영자인 리처드 마스터스는 굳이 이 문제에 대해 하원 선정 위원회에 출석하여 입장을 밝힐 필요가 없다.

이상적인 세상에서는 프리미어 리그가 공동의 노력이며 애초에 클럽들이 서명한 규칙이라는 점을 다시 한 번 강조할 수 있어야 한다.

누군가 공개적으로 이러한 주장을 펼친다면 경쟁을 보존하고 영국 축구의 미래를 지키기 위한 원시안적이고 현명한 조치로 평가받을 수 있을 것이다.

반 PSR 여론이 미디어를 지배하는 한, 사람들은 이 규정에 대해 할 말이 없고 축구계에서 이 규정을 지지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는 잘못된 인상을 받게 될 것이다. 현실은 정반대다.

규정이 도입된 이래로 규정을 준수하고 주어진 범위 내에서만 지출을 해온 조용한 다수의 클럽이 있다. 이들은 더 많은 지출을 하라는 대중의 압박을 지속적으로 받아왔으며, 또한 그렇게 할 경우 팬들의 인기가 떨어지고 경쟁력을 잃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지출을 하지 않기로 결정한 클럽들이다. 구단이 취하기 쉬운 입장은 아니었다.

최근 몇 년간 클럽들이 규정을 지키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는지 고민한 순간이 있었을 것이다. 

왜냐하면 규정이 시행되지 않는다면, 그리고 프리미어 리그가 이번 시즌부터 규정 위반에 대해 팀들을 엄중하게 처벌하기 시작한 것이라면, 규정은 사실상 무의미한 것이었기 때문이다. 

규정을 클럽이 선택할 수 있는 것으로 둘 수는 없다. 차라리 속도 제한이 선택 사항인 자동차 경주를 하는 것이 낫다.

이번 시즌의 사건이 중요해진 이유다.

이러한 규정이 최종적으로 시행되면 더 이상 클럽이 선택할 수 있는 사항이 아니다. 

속도 제한을 준수할지 여부에 대한 선택권이 사라진 것이다. 만약 이 처벌들이 사실이라면, 그리고 아직 속단하기는 이르지만, 잉글랜드 축구의 지형이 완전히 바뀐 셈이다.

이번 주에는 규정을 준수하는 침묵의 다수로부터 많은 이야기를 듣지 못할 수도 있지만, 어쩌면 그들은 지금 당장 이야기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지형이 바뀌었다는 것은 그들에게 유리하게 바뀌었다는 것이니 말이다.

토트넘 핫스퍼를 예시로 들어보겠다.

토트넘은 에닉 그룹 소유 아래에서의 22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지속 가능성 있는 경영을 위해 매우 열심히 노력해왔다. 그들은 번만큼만 쓰고, 매출에서 임금이 차지하는 비중을 그 누구보다 낮게 유지하며(2021 ~ 22년에는 47%에 불과), 뒷배의 도움에 의존하지 않는다. 프리미어 리그 체제에서 단 한 번도 우승한 적은 없지만, 여러 제약에도 불구하고 상위권에서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다는 사실은 그들의 장기적인 전략을 입증하는 증거이다.

축구 비즈니스 블로거인 스위스 램블에 따르면 토트넘은 2012-13 시즌부터 2021-22 시즌까지 10시즌 동안 리그에서 가장 많은 수익을 올린 팀이다. 토트넘은 규정을 잘 지키기 위해 노력하지 않는다면 아무것도 아니다.

이 전략의 핵심은 2019년 4월에 개장한 토트넘 핫스퍼 스타디움이 가져온 수익이다. 이는 클럽의 매치데이 수익에 큰 변화를 가져왔다.

 2021-22 시즌에 토트넘은 약 1800억의 매치데이 수입을 올렸는데, 이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약 1900억)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수입이다.

토트넘의 옛 홈구장인 화이트 하트 레인에서의 마지막 시즌이었던 2016-17 시즌에는 약 770억에 불과했다.

토트넘은 다음 달이나 3월 초에 발표될 것으로 예상되는 2022-23 결산을 아직 공개하지 않았지만, 맨유를 추월하고 그 누구보다 많은 매치데이 수익을 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것이다. 

그리고 이 수치는 작년 5월과 6월에 다섯 차례의 비욘세 콘서트를 매진시키며 벌어들인 수익은 포함하지 않는 것이다. 2022-23 시즌 전체 수익은 약 8500억을 예상하고 있다.

새 경기장에 돈을 쓸어담기 시작하면서 토트넘은 서서히 이적 시장에서 더 야심찬 행보를 보이기 시작했다.

작년 2월에 2021-22 결산이 발표되었을 때, 클럽 공식 홈페이지의 성명은 토트넘이 새 경기장 개장 이후 1군 선수들 영입에 “8500억 이상을 투자했다”며 “프리미어 리그에서 지출 상위 5위 안에 들었다”라고 자랑스럽게 발표했다.

토트넘은 지난 여름에도 지출을 이어갔고 이번 겨울에도 지출을 이어갔다. 선수 영입이 전무했던 포체티노 시절 2018-2019 시즌은 이제 아주 오래 전 일처럼 느껴진다.

하지만 경기장을 통한 수익 창출은 계획의 일부일 뿐이다. 토트넘이나 브라이튼, 또는 그 밖의 모든 클럽에서 자립형 모델이 올바르게 작동하려면 모든 클럽이 동일한 규정을 적용받는 세상이 있어야한다.

그래야만 팀들이 자체 수익과 의사 결정의 질에 따라 성패를 좌우할 수 있다. 그렇지 않으면 구단주들은 무제한으로 지출할 것이고, 밤이 낮보다 더 깊듯이 결국에는 주머니가 가장 두둑한 팀이 승리할 것이다.

따라서 토트넘의 다니엘 레비 회장이 PSR과 이에 상응하는 유럽 축구 관리 기구인 UEFA에 FFP룰 대해 반복해서 긍정적으로 언급한 것은 자연스러울 수밖에 없다.

다니엘 레비 회장은 지난 2월 ‘회장 성명서‘를 통해 이렇게 말했다. “우리는 더 큰 재정적 지속 가능성과 재정적 페어 플레이(FFP)를 강제할 규정의 통제성 변화를 환영한다.” 

레비는 UEFA의 새로운 지속가능성 규정을 언급하며 “많은 사람들은 이 새로운 규정이 축구계의 판도를 바꿀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더 엄격한 규정이 뒤따를 수도 있다.”

레비는 작년 3월 케임브리지 유니온과의 인터뷰에서 지출 제한의 가치에 대한 자신의 믿음을 다시 한 번 강조했다.

레비는 클럽이 지속적으로 투자하는 것의 중요성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제한으로 투자할 수 있는 상황에 처하지 않는 것”이라며 “투자가 갑자기 중단되거나 구단주가 갑자기 떠나고 클럽이 사라진다면 지속 가능하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다시 한 번 새로운 UEFA 규정을 언급하며 “축구 자금 조달에 매우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예측했다.

레비나 재정을 준수하려는 클럽을 운영하는 모든 사람이 향후 규정이 시행되거나 강화되는 것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니다.

규정에 처벌이 없다면 규정을 고수하는 것은 자기 패배다. 수년 동안 규정을 지키는 클럽보다 규정을 지키지 않은 클럽이 도약하는 것을 보았다. 

규정의 강력한 추진은 재정을 준수하는 클럽에게는 이와 같은 규정이 특효약이 될 수 있다.

최근 몇 년 동안 토트넘의 최근 전략과 아르센 벵거의 아스날의 전략과 차이를 두고 싶어하는 유혹이 있었다.

두 상황은 동일하지는 않지만, 아스날이 2006년 하이버리에서 에미레이츠 스타디움으로 연고지를 옮기면서 매치데이 수익이 증가하면 재정적인 측면에서 구단의 입지가 달라지 것이라고 장담했다. 

하지만 2년 후 맨체스터 시티가 아부다비에 인수되면서 아스날에게 불리한 상황은 돌이킬 수 없이 바뀌었다. 벵거는 UEFA의 FFP 규정에 목소리를 높이며 명확한 규정과 명확한 처벌을 요구했다.

2017년이 되자 UAE의 맨시티와 카타르가 소유한 파리 생제르맹이 FFP 시행에 거의 영향을 받지 않게 되면서 감독에서 은퇴한 벵거는 사실상 논쟁에서 패배했다. 유럽의 빅클럽들은 원하는 만큼 지출할 수 있게 되었다.

벵거는 아스날 감독으로서 마지막 시즌이 시작되던 2017년, “투자에 대한 지출을 완전히 열어야 할까?”라고 물었다. “우리가 지켜질 수 없는 규칙을 만든 것 같다. 존중받지 못하는 규칙을 만드는 것보다 더 나쁘다.” 클럽이 무제한으로 지출할 수 있는 환경 속에서 에미레이츠 스타디움의 수익 증가는 사실상 무의미해졌다.

이제 우리는 2010년대는 축구계에서 재정적 관용이 허용된 10년의 시기가 무법지대였다는 것을 알고 있다. 자산의 정보력과 수익 창출에 배팅하는 것은 결코 기회가 없었다. 

이제 프리미어 리그가 규정을 시행하고 있는 2020년대에 이러한 선택이 더 나은 기회를 가질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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