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 졸업 후 ‘야쿠르트 아줌마’ 된 30대女…MZ 매니저 늘어난 이유는

조회 : 33612 소련 2023.10.03

http://n.news.naver.com/article/022/0003860594 일명 ‘야쿠르트 아줌마’라는 정겨운 호칭으로 불리던 hy(옛 한국야쿠르트) 프레시 매니저로 일하는 젊은 층이 매년 증가 추세인 것으로 파악됐다. 1일 hy 등에 따르면 2017년 22명에 불과했던 신규 20~30대 프레시 매니저는 현재 591명까지 늘어났다. 현재 전국에서 활동하는 프레시 매니저 약 1만1000명 가운데 20대는 80명, 30대는 511명으로 2030 비중이 전체의 5.4%를 차지한다. 중장년층 여성의 직업이라는 인식이 강했던 프레시 매니저에 젊은 여성이 유입되는 데에는 직업에 대한 인식과 가치관의 변화 등이 주요 배경으로 꼽힌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취업문이 좁아진 데다 소자본 창업 등으로 돌파구를 찾으려는 청년들의 수요와 맞아떨어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프레시 매니저는 초기 비용이 들지 않고, 입사할 때 학력과 경력이 필요치 않아 진입 장벽이 낮다는 특징이 있다. 지원서에 쓸 내용은 이름, 휴대전화 번호, 나이, 거주지뿐이다. 다만 여성만 지원할 수 있다. 또 업무시간을 원하는 대로 유연하게 조절할 수 있어 다른 일과 병행하거나 자기 계발, 양육, 취미활동 등을 자유롭게 할 수 있다는 점도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을 중시하는 젊은 층에게 인기 요인이다. 최근에는 대학과 병행하며 혹은 다른 직장에사 퇴직한 후 프레시 매니저로 일하고 있는 여성들의 사례가 유튜브 등에 소개되며 더욱 주목받고 있다. 자신을 대학생이라고 밝힌 프레시 매니저 곽바다(26)씨는 한 유튜브 채널을 통해 “오전에 운동도 되고, 오후나 저녁 시간을 자유롭게 쓸 수 있다는 점이 좋았다”며 “다양한 아르바이트를 경험해봤지만, 시간을 잘 활용할 수 있어 좋다. 영업점과 멀지 않아 퇴근 후 바로 학교에 갈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곽씨는 어린 나이에도 프레시 매니저를 택한 이유에 대해 “생계 문제가 가장 크다. 스스로를 먹여 살려야 하고 고양이도 키우고 있다”며 “20대 초반에 맨날 술 마시고 학교도 안 가고 정말 많이 놀았는데, 지금은 열심히 살고 있다. 할 수 있는 한 이 직업을 계속 하고 싶다”고 말했다. 프레시 매니저는 각자 개인사업자로 등록해 월 매출의 20~25%가량을 수익으로 가져간다. 일하는 만큼 가져가는 구조이기 때문에 고수입을 올리는 이들도 많다고 한다. 곽씨는 “전 오전 7시30분쯤 출근했다가 오전 11시쯤 퇴근한다. 하루 3시간 정도씩 평일만 해서 월 100만원 넘게 벌고 있다”며 “몇 천만원 넘게 매출이 나오는 분들도 있다”고 전했다. 실제 최근 매출 1000만원 이상을 경신했다는 권나연(24)씨는 “오전 6시30분에 출근해 오후 8시30분정도까지 알한다”며 “힘들지만 돈을 벌 수 있어 행복하다”고 말했다. 권씨는 “마트 식품 코너에서도 일해보고, 공장에서 단기 아르바이트도 해보고 이것저것 많이 해봤는데, 제가 한 능력만큼 벌 수 있는 프레시 매니저를 제일 잘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사람이 쪽팔린 것보다는 피해 주지 말고 자기 능력껏 살자라는 생각도 들었다”고 했다. 이어 “사람들과 만나는 직업이 재밌다”며 “야쿠르트로 ‘짱’을 먹고 싶다”고 웃어보였다. 연세대학교 졸업 후 프레시 매니저로 일하고 있다는 A(30)씨도 최근 한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두 달여 전부터 프레시 매니저를 시작했다며 자신의 일상을 공개했다. A씨는 “대학 졸업 후 일반 회사에서 마케팅 업무를 했고, 퇴사 후 어떤 일을 할까 고민하던 차에 건강과 관련된 일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이 일을 시작하게 됐다”고 전했다. 그는 “실제로 내면적으로나 외면적으로나 많이 밝아지고 건강해졌다”며 “고객들과 아침을 같이 시작하는 입장에서 웃고 응원하는 게 낭만적이고 긍정적이다”라고 강조했다. 사무직과의 차이점에 대해선 “이 일은 직접 발로 뛰면서 한 만큼 돈을 번다”며 “일반 직장은 월급이 정해져 있지만, 우리 일은 적게 벌 수도 있고 많이 벌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많은 고객이 자신을 보며 신기해한다고 밝힌 A씨는 “이 일을 시작하면서 정말 다양한 직군의 사람들을 만난다. 직업이 뭐든 상관없이 열정적으로 사는 것을 보면 직업에 귀천이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됐다”며 “진짜 멋있는 사람들은 직업으로 정해지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느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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